안녕, 내 어린사랑... School Life

난 곧 만 서른 하나가 돼...

너를 처음 만나 서로 친구로 알아가기 시작했을 때 나는 만 19살... 키만 뻘쭘하게 큰 영국친구를 만나고 있었지... 너는 너의 친구와 사귀게 된, 지금은 너의 제일 친한 친구의 마누라가 된, 내가 아주 참지 못할만큼 싫어했던... 아니 아직도 좋아할 수 없는, 그애를 좋아했고...

그러다 시간이 좀 더 지나 너는 등 떠밀려 그때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와 사귀게 되었고, 그러면서도 나는 네가 내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거와는 상관 없이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되었고) 여자친구가 있는 너를 좋아하게 되었고, 네게 고백을 하게 되었지...

아직도 생각나,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얘기한 날, 너무 기분이 좋아서는 언제나 점프해서 손 대어보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기숙사 지하실 스터디룸의 천장에 점프를 해 손이 닿을 정도였다고... 나는 내 친구를 포기하고 너를 선택한 거나 마찬가지였지... 그리고 나는 그것으로 충분했고 한 번도 후회한적이 없었어.

그렇게 4년을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렇게 또 7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어.

facebook.com(미국판 싸이)에서 친구의 친구를 따라 갔더니 c양 페이지가 보이더라... 그래서 가봤더니 네가 친구인 거야... 결혼을 했더군... 나 다음에 만난 그녀가 너에게는 "the one"이었던 거지...

왜 나한테 결혼한다고 얘기하지 않았을까... 약간 실망했지만 너는 그녀와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을 알기에 나도 바로 기분이 좋아졌던거야. 그리고는 축하 메세지를 남길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메세지를 남기기로 했어. 내가 아는... 아니 기억하는 너는 오랜친구인 나로부터 받는 축하메세지를 충분히 고마워할 그런 친구니까...

헤어지고 언제나 생각했어. 네가 결혼을 하는 날 내 어린사랑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되리라고...

메세지를 보낸지 며칠이 지나서도 연락이 안오더라. 그래서 그냥 그런건가보다. 나는 축하해줬다... 내 할 일은 여기서 끝인거다.. 뭐 그런 느낌 있잖아... 그렇게 잊고 있었는데 너에게 메세지가 온거야. 고맙다고... 가족들도 다 잘 있다고... 누군가를 만나고 있는 거 같아서 자기도 기쁘다고...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친구는 참 행운아라고...

그리고는 남사스럽게 옛 생각이 나더라... 퇴근한 후 밤이라 남자친구네 집에서 TV보다가 코골며 잠든 남자친구를 옆에 두고 말이야. 또 생각나는 건 내가 뉴욕에 있었을 때... 너는 밴쿠버에 있었을 때... 헤어진 후에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반대 편에서 걸어오는 나를 보며 눈물 글썽이는 너야... 그리고 차를 마시러 갔을 때... 내가 밀크를 넣었을 때, 예전에는 차에 밀크를 넣지 않았던 걸 기억하는 너... 그리고 헤어질 때 나를 안쓰럽고 애처럽게 쳐다본 너... 그때는 왜 그렇게 부담되고 불편해했을까...

내가 네가 말린 대로 뉴욕으로 가지 않았더라면, 다시 만났을 때 네게 모질게 굴지 않았더라면, 몇 달 후 너를 잃은 걸 실감했던 내가 너에게 다시 시작해보자고 했었더라면, 내가 졸업하고 밴쿠버로 돌아왔을 때 (지금은 너의 와이프가 된) 그녀가 없었더라면... 그랬으면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었을까?

너와 함께 했던 그 기간... 그리고 그 후에도 네가 다독여준 1-2년... 나는 너무나 감사하고 잊지 못할 거야. 6-7년이라는 세월이 지금 나의 커다란 바탕이 되었으니까... 너와 헤어지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너에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3년반 전에는 누군가를 만나는 걸 포기하기도 했고... 그후 2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너와는 많이 다른 지금의 그를 만났어.

쇼파에 앉아 TV를 켜둔채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내 옆에서 불편한 자세로 코를 골며 자는 그를 봤어. 그의 손을 잡았더니 코를 골면서도 꼭 잡아주더라... 그리고는 뺨을 그의 입술에 대니 뽀뽀도 해주고... 잠결에 말이지...

그 사람이 내 지금의 사랑이야.

앞으로 혹시나 길에서 만난다면 나는 너에게 반갑게 인사할 수 있을 거야.

나 이제야 너에게 '안녕'이라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아. 넌 정말 좋은 사람이니까... 정말로 행복해야해...

안녕... 내 어린사랑....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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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쿨짹 2007/07/06 01:02 # 답글

    아 링크를 걸면 핑백이 되는군요... 음.. 왜 몰랐을까... :)
  • sonnet 2007/07/06 01:05 # 답글

    돌이켜 봐도 아팠던 게 안아프게 되진 않는 듯...
  • 쿨짹 2007/07/06 01:09 # 답글

    sonnet씨 그래도 언젠간 무덤덤하게 되지 않을까요... ㅡ,.ㅡ
  • 이온 2007/07/06 01:24 # 답글

    저는 쿨짹님이 앞으로 더욱 행복해지시면 좋겠습니다. ^ ^
    그리고 요즘 자주 인사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 쿨짹 2007/07/06 01:55 # 답글

    저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 이온님 미투에선 전혀 뵐 수가 없네요...
  • monger 2007/07/06 10:07 # 삭제 답글

    참 감성적인 사람이었는데 세월 앞에선 꽤나 무덤덤해지더이다.
    가끔 기억나는 추억일 뿐..행복하세요~
  • 2007/07/06 11:00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쿨짹 2007/07/07 06:25 # 답글

    monger/ 후훗... 가끔 기억나는 추억 정도라도 좋습니다요. ^^
    비공개/ 켁 아직도요? 언능 깨어나라고 조언해주세요. ^^
  • 제인 2007/07/07 14:00 # 답글

    훌쩍...
  • yjae 2007/07/07 15:17 # 답글

    ... 쿨짹님의 사연은 거의 모르고 있다가 이렇게 하나 곁눈질 하고 갑니다. ^^ 다들 너무 이쁜 추억을 갖고 있죠. 나이들수록 익숙해지면서 그런 추억이 사진첩을 채워나가는 것 같아서 뭔가 기분이 뒤숭숭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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