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메이트의 조건 I am ?

난 여가메이트가 필요하다.  물론 혼자서도 꽤 잘하긴 하지만 그래도 같이할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물론 dam군은 숨겨 놓고 어따 써먹으려냐 하고 물으실지도 모른다.  간단히 말해서 dam군은 절대로 내 여가메이트가 될 수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취향과 취미가 절대로 다르고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내 여가메이트가 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슬프냐고?  좀 슬프다.  하지만 싫다는데 강아지 끌고 다니듯 (물론 강아지도 싫다는 아이는 끌고 다니면 안되겠지만) 끌고 다니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 않아도 야근 많이하는 dam군에게 쉴 시간을 주지 않는다면 난 너무나 잔인한 여친이 아닌가.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dam군이 내가 여가메이트를 갖는 것에 절대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절대로.  누군가 친구와 나가서 뭘 해라~ 적극 찬성이다.  dam군의 써포트를 안고도 여가메이트가 없는 이유는 나와 비슷한 뇌 구조의 1人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슬프지만 사실이다.  더욱 더 슬픈 건 내가 봤을 때 내 뇌 구조가 절대로 특이하지 않다는 것이다.  (뭐 남들은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일단 내가 하기 좋아하는 걸 보면 이렇다.

1. 난 쇼핑을 엄청 좋아한다.  난 쇼핑을 market research라고 일컷는다.  내 쇼핑은 단지 물건을 사기만한 게 아니다.  (난 다니는 양에 비해 소비는 현저히 적다.)  패션이든 가젯이든 난 이시대의 트렌드와 그에 대한 변화 대중의 반응 그리고 각 제품의 마케팅 등에 관심이 많다.  내 나름대로 앞으로의 트렌드를 점쳐보고 얼마나 비스무레하게 맞추나 내 자신과 내기한다.  그외에 쇼핑의 묘미는 바겐을 찾는데에 있는데 난 주로 바겐을 찾았을 때에만 물건을 구입한다.  대부분 쇼핑 나가는 경우 오늘 뭘 사야하는지 결정하지 않는다.  그대신 앞으로 괜찮은 가격에 괜찮은 물건이 나오면 살만한 이런저런 것들의 리스트들을 만들어 놓는다.  예를 들면 괜찮은 면의 흰 색 셔츠라던지 괜찮은 재질의 까만 터틀넥 스웨터라던지 부츠컷 청바지라던지... 별로 유행타지 않는 그런 것들이다.  그리고 여기서 얘기하는 곳들은 단지 쇼핑 몰이나 robson street같은 곳들뿐만 아니라 마켓들도 포함한다.  시장을 난 너무 사랑한다.

2. 그림 그리는 것도 사진찍는 것도 전시회 가는 것도 좋아한다.  어떻게 하면 참 지루한 취미다.  하지만 난 좋다.  같이 그림그릴 수 있고 아이디어 교환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거야 말로 혼자 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소유자와 교류할 수 있으면 내 진부한 아이디어도 구원되지 않을까 싶다.

3.  숨은 찻집과 카페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곳에서 책보는 것도 좋아하고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헛된 데이드리밍을 나누는 것도 좋겠다.  혼자도 괜찮지만 난 스노우캣이 아니지않나.  (블로깅을 제일 처음 시작한 한 3년 전에 내가 스노우캣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얘기는 들었다.) (덧. 비슷한 맥락으로 책방에 가서 책 구경하는 것도 좋아한다.  무지무지..)

4. 뮤지컬이나 클래시컬 뮤직 콘서트 가는 것도 좋아한다.  이부분은 dam군도 그다지 저항하지 않는다.  뮤지컬은 싫어하지만 클래식 콘서트는 좋아한다.  작년에 나랑 처음 가보고 좋아하는 본인 모습에 놀랐던듯하다.  난 클래식 음악은 잘 모르지만 좋아한다.  이 부분에는 여가 메이트 필요 없는 건가?

5. 운동메이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같이 조깅을 하거나 헬스장(gym)에 갈 사람이 필요하다.  안간지 너무 오래되어서 혼자는 절대로 가기 싫다.  근데 주위에 gym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없다. ㅡㅡ;; 다 어디 간거야?  dam군은 산책가는 것도 싫어한다.  하긴 보니까 맨날 집에서도 일하더라... ㅡㅡ;;  (독일양반들.. dam군의 연봉을 올려줘라...)

6.  찻집 카페와 더불어 맛집 찾아다니는 것도 좋아한다.  (당연하지 안좋아할리가 있겠어??)  새로운 음식점에 가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고... 너무너무 좋아한다.  작고 후지게 보이는 숨은 맛집부터 (영어로는 hole-in-the-wall type restaurants) 비싼 고급 음식점(fine dine restaurants)들도 좋아한다.  이 부분은 dam군에게 좀 크레딧을 줘야한다.  내가 예약해놓면 잘 따라다닌다.  (어쩌면 생명에 위협을 느껴서일지도 ㅡㅡ;;)  게다가 4 번 가면 두 세번은 본인이 낸다.  착한 dam군...  -_-;;

7.  여행을 다니고 싶다.  이건 사실 마음에 맞는 친구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다.  지난 런던 여행은 혼자 했었는데 나름 좋은 시간이었지만 때때로 동무가 필요했음을 부정하지 못한다.  dam군은 어떤 곳을 발견하는 여행을 원치 않는다.  어쩌면 나보다 더 많은 세계를 보고 다녔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그의 게으른 본성 탓이 클 게다.  게다가 언제나 막중한 업무에 업무량에... (정말 연봉 좀 올려줘라...)  이번에 사표를 정말 쓰게 된다면 한 몇 달 쉬겠다고 한다.  그러라고 했다.  이란에도 가보고 영국에도 가보고...  하와이에 데려가달라고도 했다.  일단 일에 너무 묻혀서 여행보다는 휴가를 원하는 dam군이다.  사실 안쓰럽기까지 하다.

뭐 대강 이렇다.

사실 뭐 대단한 것도 특별한 것도 없다.  사실 취향이 비슷한 사람은 간간히 찾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취향만 비슷해서는 여가메이트가 될 수 없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은 경제적 시간적 여유와 그리고 에너지 레벨이다.  이런 것들이 맞아야 된다.  취향이야 한 두가지만 맞아도 경제적 시간적 여유만 맞다면 같이 즐길 수 있다.  에너지 레벨은 완전히 다르다면 힘들겠지만 조금의 차이라면 잘 타협하고 양보하면 서로 맞출 수 있을 것이다.

1번과 2번은 혼자할 수 있다.  물론 누군가 같이하기를 원한다.  4번과 6번은 누군가 같이 하는 걸 선호한다.  dam군은 4번과 6번을 같이해줄 수 있다.  3번과 5번과 7번은???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 그리고 이건 아무리 앞에서 나열한 모든 조건들을 완벽히 갖춘다고 하더라도 이게 안맞는다면 완전 파장나는 부분이다 - 가까운 동네에 살아야한다.  밴쿠버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한국에는 동호회라는 게 발달되어서 한 가지 한 가지씩 맞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여긴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모든 걸 접고 한국에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언젠가 마음에 맞는 여가메이트가 생기길 바란다.  가장 시급하게 구하는 1人은 2번과 3번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덤으로 (as if it is not complicated already...) 미래에 대해 나와 비슷한 아웃룩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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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oljaek님의 글 - [2007년 11월 1일, 목요일] 2007-11-02 09:28:41 #

    ... 번개도 좋지만 차마시고 대화 나눌 수 있는 소소한 만남을 더 좋아하는 쿨짹입니다. 좋은 이벤트나 좋은 카페나 그런곳 아시면 추천해주시구요 (제 취향은 이렇습니다.) 같이 하시고 싶으시면 시간이나 장소 그리고 연락처 남겨주세요. 좋은분들 많이 만날 수 있음 좋겠어요. 오후 5시 28분 Vancouv ... more

  • 공순이 감성로그 : 한국에 가요... 2007-11-02 13:41:04 #

    ... 좀 가르쳐주시구요... 맛집도... 시간 나셔서 같이 하고 싶으신 분께서는 연락처나 정보나 요기.. 남겨주세요. ^^ ㅎㅣ 제 취향은 얼마전에 요기~에 남겼습니다. 벙개하시거나 블로거끼리 작은 모임을 추진하시는데 제가 껴도 좋은 자리라 생각해 초대해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 하핫... 그럼.. ... more

덧글

  • 팟찌 2007/10/15 13:35 # 답글

    한국에 계시면 여가 메이트가 되어 드릴 수도 있었을텥데...아쉽군요...^^ 7번까지 제가 다 좋아하는 것들이네요...^^
  • mini 2007/10/15 13:47 # 답글

    어어,,저랑 딱이네요 ㅠ.ㅠ.. 근데 역시나 -_-;; 저는 한국에 있다는 사실! 에횽..~ +_+찾으시길 바래요!!
  • flyingtuna 2007/10/15 14:26 # 삭제 답글

    내가 하기 좋아하는걸 이렇게 정리하는 것도 좋네요.
    여가메이트 ^^ 괜찮겠는걸요. 항상 뭔가 하려고 할 때 혼자하기 꺼려지는 일들이 워낙에 많아서요.
  • 고이고이 2007/10/15 17:56 # 삭제 답글

    쿨잭님 본거지가 여기구나 ㅋㅋ
  • BlueCT 2007/10/15 23:17 # 답글

    1(트렌드 읽기는 확실히 필요해요~다만 쇼핑은 아이쇼핑만 하는 편), 2, 3, 4, 6이 겹치는군요.
  • sonnet 2007/10/16 09:21 # 답글

    음... 음...
    마실 다녀오시는 동안 제가 dam아저씨랑 놀아드릴께요 ^^;;
  • 2007/10/17 15:5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쿨짹 2007/10/18 08:59 # 답글

    팟찌/ 흐 아쉬워요 ㅠㅜ
    mini/ 미카씨도 늠 아쉬움 ㅠㅜ
    참치/ 참치님도 해보세용~
    고이고이/ 눼 여기에용
    블씨티/ 많이 겹치네 ㅋ
    쏘넷씨/ 흐 눼 dam군을 부탁해요~
    비공개/ 하핫 같이 놀아용~~
  • 죠제냥 2007/11/02 09:35 # 삭제 답글

    저도 그래요;;;
  • hyun 2007/11/02 13:56 # 삭제 답글


    왁!! 놀랐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저의 취미를 너무나 잘 정리하셨네요,

    참고하겠습니다. ㅡㅡㅎ
  • 후덜덜덜 2008/03/11 14:38 # 삭제 답글

    맛집댕기는거 좋아하는데..

    벤쿠버에있지만 아직 차를 못사서 맛집찾으러 댕기기가 쉽진 안쿤요!!

    알고계신곳 좀 정보 공유해줘요
  • 2009/05/26 06:55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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