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면담은 이렇게.... Daily Life

보스가 날 환장하게 만드는 수준을 넘어서, 난 이제 도를 닦은 거 같다.  다음 주 수요일에 내 미래에 대해서 (본인이 나의 멘토어가 되어주시겠단다) 얘기해보자는데...  이렇게 얘기할 거 같다...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같이 일 안하는 게 좋겠다.  넌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전무고, 영어 스펠링 맞춤법에 문법까지 엉망이니 네가 뭣 소리를 하는지 전혀 못알아쳐먹겠다.  물론 나도 평소에 그렇게 눈치가 빠른 편이 아니라, 약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 오면 엑스트라로 신경써야하는데 너와 같이 일하는 건 매시간을 그렇게 일해야하니 내가 아주 피곤해서 환장하시겠다.  더군다나 나만 이해 못하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네가 보낸 이메일들에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내 사무실로 찾아와서는 도대체 니가 뭔 얘기를 하는 거신지 해석을 해달라고 하니, 참 내가 이짓을 해야하나 싶다. 

올빼미라는 소리를 들었던 내가, 10시 반만 되면 쿠션에 침 흘리며 꼬끄라지고, 아침 7시가 되어서도 겨우 일어나면서는 회사가기 싫다고 짜증내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난 학교다닐 때 (결석,결강은 많이했어도) 지각은 안했었는데, 아침마다 출근하기 싫고 또 일하면서 정말 이렇게 불만족스러운 건 처음이다.  넌 나 말고, 나도 그다지 똑똑한 편은 아니나, 생각 좀 덜 하고 머리 좀 덜 좋은, 그런 발랄하고 명랑한 그런 어린 아이가 필요한 거 같다.  난 아는 게 좀 있어서 생각만 많고, 네가 하는 짓은 3분의 2 이상에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서나, 맨날 네가 하고 싶은 데 태클 거는 거 같아서 얘기도 못하겠다 (물론 처음에는 시도해봤지만 ㅡㅡ 번번히 실패라 몇 달 시도하다 포기했다...) 어쨋든 간에 그래서는 지난 7개월이 마치 7년처럼 느껴지고, 흰 머리가 3배로 뿔었으니 (한 개였는데 세 개 됬다 ㅡㅡ;;) 니 우짤꺼고?  또한 다른 매니저들이 나한테 와서 회삿돈으로 니가 왜 그런짓을 하냐고 물어보는데, 나도 애초에 수긍할 수 없는 짓을 네가 하도 많이 하고 다니니, 내 대답의 시작은 좀 거창하게 (이해시키도록 하려고...) 시작하나 끝은 언제나 어깨를 으쓱이며 아이돈노로 끝나는데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것이 내가 이해 못하는 걸 내가 어찌 남들에게 옳다고 설득하겠느냐?  그건 거짓말이 아닐소냐?  난 그짓 못한다.

나는 사내에서 다른 자리를 찾아보던지, 아니면 다른 회사로 가던지 아니면 다른 나라로 떠야겠다.  이게 다 전적으로 네 잘못이지만... 은 아니지만 어쨌든 우리는 같이 일하는 스타일이 달라서 안되겠다.  너는 너무 중구난방식이고, 나는 너에게 배우는 게 전혀 없는 데다가, 요즘엔 니 혼자 하고 싶은대로 하고 다니니, 어디서 내가 네 뒷감당을 해주고 다녀야하는 지도 모르겠고 그냥 삶이 딱 재미없다.  너도 내 입에서 나오는 쓰디 쓴 한 마디 한 마디들을 별로 즐기는 거 같지 아니하니, 우리 이쯤에서 갈라서자.  ㅡㅡ;;


이렇게...  다음 주 수요일...  아마도 이눔쉑히 또 연기하자하겠지... 벌써 한 달 반 째 연기... ㅡㅡ;;

+ 싱가폴에서 나에게 괜찮은 자리를 주겠다고 그랬다.  아직 인터뷰는 안했으나 내 이력만 보고 이런 제의가 ㅡㅡ;; 생각해봐야지.
+ 아랫층에도 누가 찔러줬다.  내가 고용되면 그 친구는 referal bonus를 받고 나는 새 직장을 얻고...
+ 이래도 난 사실 우리 회사.. 아직도 좋아한다.  ㅠㅜ
+ 주말이다.  주말을 이렇개 매일 매시간 고대하는 직딩이 되어버리다니.. 흙 슬프다.
+ 날씨는 여전히 그지 같다.  여름이라는 데 절대로 여름 아님... 목폴로 스웨터에, 오바코트에, 털모자 쓰고, 스타벅스 벤티 싸이즈를 호호 불고 다니는 사람을 (그리고 그에 필적할 만한 차림의 사람들) 봤다.  여름은 정녕 오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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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lair 2008/06/21 08:08 # 답글

    안 오나보죠
    흑흑흑흑흑흑흑흑흑흑

    쿨짹님 힘내샵! =ㅁ=! 언제나 그러셨든 잘 하실거에요.
    ...그나저나 정말 보스가 호러 스토리네요......... 저한테 커뮤니케이션 없는 사람은 정말 쥐약이에요. 1) 질문에 엉뚱한 대답하고 2) 똑같은 말 반복하는 사람 만나면 정말 머리가 뻥하고 터질것 같아요.......
  • jules 2008/06/21 09:03 # 답글

    아아, 진짜 말 안통하고 고집만 센 보스는 정말 인생의 적입니다.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시고 행복한 삶을 누리시와요! 파이팅!
  • 언더독 2008/06/21 09:11 # 삭제 답글

    몇년 버티면 보직이 변경되거나 그 매니저가 딴 데로 갈 가능성은 없나요?
  • sonnet 2008/06/21 09:22 # 답글

    어익후. 지금 보스에게로 옮기는 게 어떠냐고 권했던 게 저인지라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
    이정도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면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아지긴 힘들고, 무조건 튀는게 상수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인기있으신 분이라 자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 각혈염통 2008/06/21 10:06 # 답글

    잠 덜 깬채로 웅얼거리면서 뭔 소린지 못알아먹는다고 짜증내는 놈도 있습니다.
  • 둥가 2008/06/21 10:30 # 답글

    한번씩 이직하는 것도 새로운 도전이 되죠 자기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도 되고...
    쿨짹님이 잘 결정하실 거 같아 걱정이 안되네요 ㅎ
    근데 그 상사 맘에 좀 안들긴 하는;
  • lostnfound 2008/06/21 13:08 # 답글

    어휴.. 보스가 진짜.. --; 잘 옮기실꺼에요. 화이팅!
  • 하느니삽 2008/06/21 23:49 # 답글

    헉 가상 exit interview만 봐도 보스의 성격이 전해지는 듯 해서 답답해지네요. 꼭 잘 해결하시길..
  • basic 2008/06/22 03:39 # 삭제 답글

    junuary 잖아요. 쩝... 요즘 저는 날씨가 꿀꿀한 게 좋아지는 기현상이 생겼어요. 나참내. 날씨가 괴상하다보니 취향도 괴상해지네요.
  • BlueCT 2008/06/25 16:10 # 답글

    아...기운내, 누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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