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오래 학교를 다니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바로 ‘해도 안되는 것이 있다’라는 사실이었다. 한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캐나다에서 Senior Secondary를 다니면서도 웬만한 토픽들은 건성건성 공부해도 머리에 잘 들어오고 시험에 나와도 잘 풀 수 있었다. 종종 같은 반 친구들이 삼각함수(trigonometry), 미적분(calculus) 등등을 튜터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특히 캐나다에서 11, 12학년 시절 (즉 이민을 막 왔을 때) 영어도 짧은 데다가 나에겐 너무 쉽게 이해되는 컨셉트들을 설명해주는 것은 참 고역이었다. 그런 비슷한 상황들은 대학교 때까지 이어져 1학년 화학, 물리 등등을 과외해달라는 같은 반 친구들에게 내가 벼락치기하던 방법을 간단히 설명해주곤 하였는데 생각하는 구조가 다른 이상 내 방법이 다른 친구들에게 먹힐리가 없었다.
그러다 대학원에 가서 최대의 고비를 맞이하였으니, 다름하여 숫자 없는 수학. 공학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내가 주로 들어야했던 과목들은 상당히 물리, 수학 중심적인 과목들이었는데 문제는 모든 수식들이 수는 없고 그리스 문자로 이루어졌다는 것. 대학원 수준이 되자 드디어 그때까지 믿고 버텼던 머리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중 특히 어려운 과목은 Stochastic Process and Structural Reliability라는 과목이었는데 지금 이때까지도 이 코스에서 뭘 배웠냐고 물으신다면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 거 같다. 무척 열심히 공부하고 cheat sheet (대학에서 교수들이 종종 시험 때 허락하는 1페이지 상당의 노트)도 정성들여 만들었고, 5개가 채 안되는 시험 문제가 제출 된 시험지를 받고 4시간을 버벅거려 뭔가 대충 써서는 A-라는 학점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하면 별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만 들뿐이라는.
사실 생각해봤을 때,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이해하려 공부하고 노력하면 꼭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이론이 얼토당토 않다는 걸 아는 건 어렵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난 그걸 이해하는 게 왜 그렇게 오래걸렸는지 모르겠다. 반대로 난 체육은 언제나 꽝이어서, 남들보다 2배 3배로 노력했어도, 학창시절 체육시간에 했던, 공 던지기 공 받기 오래 달리기 (이건 후에 아주아주 오랜동안 열심히 운동해서 좀 나아졌지만), 뜀틀 넘기 등등은 젬병이었는데 말이다.
어쨌든 이번 주는 내 대학시절에 유용했던 학점관리 팁 Tips을 몇 소개할까 한다. 물론 대학 3-4학년이 되고 전공 공부의 강도가 강해지면 별 효력이 없다.
1. 과제는 필수, 출석은 선택 – 캐나다/미국 대학에선 출석 체크는 거의 안한다. 물론 그 수업에 학생수가 몇 안되 교수님이 반 학생들의 얼굴과 이름을 다 꿰고 계시면 결강이 힘들겠지만 말이다. 난 공대생이었고, 1-2학년 공대 과목은 100-200 (많게는 500)명씩 들어가기 때문에 결강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과제 제출은 절대로 놓지지 않았다. 언제나 완벽하게 해서 (친구들과 서로 도와) 제 시간에 제출했다.
2. 중간고사를 포함 학기 중 시험과 과제 – 기억하기론 2학년인가, 한 학기 동안 학기 중 시험/퀴즈 등등이 31번이 있었다. 캐나다 대학 한 학기가 평균 13주라고 계산하면 주당 평균 2-3 번의 시험이 있다는 거다. 여기에 과목마다 매주 혹은 격주 과제가 있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아무리 잔머리를 굴려 시험준비를 하고 과제를 한다그래도 슈퍼맨/우먼이 아닌 이상 모든 걸 혼자의 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마음에 맞는 친구 몇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서로 토론하고 질문하고 분담(?)도 할 필요가 있다.
3. 기말고사 – 기말고사는 주로 13주의 수업이 끝난 후 역 2-3주에 걸쳐 치뤄지는데 기말고사 스케쥴이 나오면 본인이 수강하고 있는 과목의 기말고사 스케쥴이 어떻게 되는지 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끔 운이 나쁘면 같은 날 한 과목 이상의 기말고사를 치룰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사전조사를 해서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종종 과학생회(<-- 이거 뭐라고 해야하죠? 공대 학생회 각 학과마다 있을 거 같은데)에서 과년 기말고사들을 정리해서 저렴하게 (복사비만 받고) 파는 과들도 있고, 아니면 다른 통로를 이용해서라도 과년 기말고사들을 미리 공부할 수 있으면 좋다. 교수가 바뀐 과목이 아니라면 예년 문제들은 올해 나올 문제들에 좋은 기준이 된다.
4. 시간이 없다면 노트와 과제 위주의 공부 – 기말기간 동안 5-7과목의 기말고사 준비를 해야한다면 방대한 양의 교과서부터 잡고 늘어지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게다가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영어로 읽는 건 왜그리 속도가 늦는지. 그럴 땐 공책 위주로 공부를 하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교과서를 보거나, 반 친구들과 서로 가르쳐주는 식의 그룹스터디가 도움이 된다고 본다. 과제를 복습하는 건 필수. 숙제로 했던 비슷한 문제가 시험에 나왔는데 틀린다면 좀 부끄러워진다.
내가 소개한 팁들은 주로 이공계 과목에 적용되는 팁이 아닐까 한다. 대학 다니면서 교양필수로 선택했던 철학이라던지, 고고학들은 별 재주 없이 무식하게 공부해서 그냥 평범한 학점을 받았던 기억이다. 마지막으로 현 그리고 미래의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학점이 전부는 아니지만 학점 관리는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졸업하고 나면 정말로 추억하게 되는 시기임으로 열심히 (work hard and play hard)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 지난 주에 실린 글
그러다 대학원에 가서 최대의 고비를 맞이하였으니, 다름하여 숫자 없는 수학. 공학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내가 주로 들어야했던 과목들은 상당히 물리, 수학 중심적인 과목들이었는데 문제는 모든 수식들이 수는 없고 그리스 문자로 이루어졌다는 것. 대학원 수준이 되자 드디어 그때까지 믿고 버텼던 머리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중 특히 어려운 과목은 Stochastic Process and Structural Reliability라는 과목이었는데 지금 이때까지도 이 코스에서 뭘 배웠냐고 물으신다면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 거 같다. 무척 열심히 공부하고 cheat sheet (대학에서 교수들이 종종 시험 때 허락하는 1페이지 상당의 노트)도 정성들여 만들었고, 5개가 채 안되는 시험 문제가 제출 된 시험지를 받고 4시간을 버벅거려 뭔가 대충 써서는 A-라는 학점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생각하면 별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만 들뿐이라는.
사실 생각해봤을 때,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이해하려 공부하고 노력하면 꼭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이론이 얼토당토 않다는 걸 아는 건 어렵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난 그걸 이해하는 게 왜 그렇게 오래걸렸는지 모르겠다. 반대로 난 체육은 언제나 꽝이어서, 남들보다 2배 3배로 노력했어도, 학창시절 체육시간에 했던, 공 던지기 공 받기 오래 달리기 (이건 후에 아주아주 오랜동안 열심히 운동해서 좀 나아졌지만), 뜀틀 넘기 등등은 젬병이었는데 말이다.
어쨌든 이번 주는 내 대학시절에 유용했던 학점관리 팁 Tips을 몇 소개할까 한다. 물론 대학 3-4학년이 되고 전공 공부의 강도가 강해지면 별 효력이 없다.
1. 과제는 필수, 출석은 선택 – 캐나다/미국 대학에선 출석 체크는 거의 안한다. 물론 그 수업에 학생수가 몇 안되 교수님이 반 학생들의 얼굴과 이름을 다 꿰고 계시면 결강이 힘들겠지만 말이다. 난 공대생이었고, 1-2학년 공대 과목은 100-200 (많게는 500)명씩 들어가기 때문에 결강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과제 제출은 절대로 놓지지 않았다. 언제나 완벽하게 해서 (친구들과 서로 도와) 제 시간에 제출했다.
2. 중간고사를 포함 학기 중 시험과 과제 – 기억하기론 2학년인가, 한 학기 동안 학기 중 시험/퀴즈 등등이 31번이 있었다. 캐나다 대학 한 학기가 평균 13주라고 계산하면 주당 평균 2-3 번의 시험이 있다는 거다. 여기에 과목마다 매주 혹은 격주 과제가 있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아무리 잔머리를 굴려 시험준비를 하고 과제를 한다그래도 슈퍼맨/우먼이 아닌 이상 모든 걸 혼자의 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마음에 맞는 친구 몇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서로 토론하고 질문하고 분담(?)도 할 필요가 있다.
3. 기말고사 – 기말고사는 주로 13주의 수업이 끝난 후 역 2-3주에 걸쳐 치뤄지는데 기말고사 스케쥴이 나오면 본인이 수강하고 있는 과목의 기말고사 스케쥴이 어떻게 되는지 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끔 운이 나쁘면 같은 날 한 과목 이상의 기말고사를 치룰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사전조사를 해서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종종 과학생회(<-- 이거 뭐라고 해야하죠? 공대 학생회 각 학과마다 있을 거 같은데)에서 과년 기말고사들을 정리해서 저렴하게 (복사비만 받고) 파는 과들도 있고, 아니면 다른 통로를 이용해서라도 과년 기말고사들을 미리 공부할 수 있으면 좋다. 교수가 바뀐 과목이 아니라면 예년 문제들은 올해 나올 문제들에 좋은 기준이 된다.
4. 시간이 없다면 노트와 과제 위주의 공부 – 기말기간 동안 5-7과목의 기말고사 준비를 해야한다면 방대한 양의 교과서부터 잡고 늘어지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게다가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영어로 읽는 건 왜그리 속도가 늦는지. 그럴 땐 공책 위주로 공부를 하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교과서를 보거나, 반 친구들과 서로 가르쳐주는 식의 그룹스터디가 도움이 된다고 본다. 과제를 복습하는 건 필수. 숙제로 했던 비슷한 문제가 시험에 나왔는데 틀린다면 좀 부끄러워진다.
내가 소개한 팁들은 주로 이공계 과목에 적용되는 팁이 아닐까 한다. 대학 다니면서 교양필수로 선택했던 철학이라던지, 고고학들은 별 재주 없이 무식하게 공부해서 그냥 평범한 학점을 받았던 기억이다. 마지막으로 현 그리고 미래의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학점이 전부는 아니지만 학점 관리는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졸업하고 나면 정말로 추억하게 되는 시기임으로 열심히 (work hard and play hard)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 지난 주에 실린 글


덧글
친한척 2008/07/30 08:06 # 답글
굳이 캐나다 대학이 아니더라도 어디에서나 통할 수 있는 그런 충고인 거 같습니다. Stochastic Process는.... 저는 그 중 일부인 마르코프 체인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뻔 했더랍니다 ㅠㅠㅠ
async 2008/07/30 09:08 # 답글
Stochastic Process => 저도 이 과목 때문에 정말 ;; b+ 받은 것 같은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요.대체로 공부 방법은 비슷하네요, 다만 친구들과 분업하는 걸 잘 못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ㅋ
(다들 군대갈 때, 혼자 다니다 보니;;)
자그니 2008/07/30 09:41 # 답글
전 ... 포기하며 사니까 맘이 편하더라구요...(응?)
쿨짹 2008/07/30 11:17 # 답글
친한척/ 흐 저도 넘 싫었어요. ㅋㅋasync/ 저는 아마 A- 받았던 거 같아요.
자그니/ ㅋ 그것도 한 방법이라죠 ㅎㅎ
작은인장 2008/08/03 01:20 # 삭제 답글
웅... 1학년때부터 숫자없는 수학을 연습하는 물리학과 출신으로서 추억을 되새기며 눈물이 눈앞을 가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