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anyone? Thoughts

요즘 처럼 MBA 학위가 흔한 적이 있었던가 싶습니다. 밴쿠버에 있는 대학 둘,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 와 Simon Fraser University (SFU) 둘 다 MBA 프로그램을 오퍼하죠. 그리고 많은 수업들이 학생들의 편리를 위해 두 학교의 다운타운 캠퍼스들에서 주어진다고 합니다.

여러 이유로 주위에서 MBA학위를 받으려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은 이유들이 있죠. 업종을 바꾸고 싶다던지, 현직장에서 남들보다 한 걸음 더 앞서가고 싶다던지, 아니면 이직을 하고 싶다던지 말이죠.

업종을 바꾸고 싶어하는 분들 중 엔지니어를 많이 봐왔습니다. 엔지니어링은 학부 때부터 어렵게 공부해서 사회에 나온 뒤 몇 년의 경력이 쌓이면 다른 직종보다 댓가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직종일 수 있기 때문이죠. 친구들 중에서도 MBA를 해서 금융쪽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몇 있었죠.

저도 한때는 미국 탑 10 랭킹에 드는 비지니스 스쿨을 가기 위해 MBA 입시 준비를 해본 입시준비생이었습니다. 제 이유는 두 번째였죠. 현직장에서 남들보다 한 걸음 더 앞서가고 싶다는.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엔지니어가 아닌 매니져가 되기 위해서는 MBA학위를 받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엔지니어링이라는 분야 안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MBA가 필요하겠다, 조금 막연히 생각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학교 다니는 걸 좋아해서, 공대 공부가 아닌 다른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라면 재미있겠다 라는 조금은 순진한 생각도 없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밴쿠버가 아닌 다른 대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었고, 그렇게 미국의 몇 대도시에 있는 유명한 학교들을 겨냥해 풀타임 학생이 될 준비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1순위로 목표한 학교들은 하버드, 스댕포드, 유펜 워튼 스쿨이었구요 2순위는 런던비지니스스쿨, 컬럼비아, 뉴욕대였습니다. ㅡㅡ;;)

풀타임 MBA는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준비를 잘 해서 좋은 학교에 가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죠. 그러기 위해, 경력도 그에 맞도록 추진해왔고, 프로젝트도 그에 맞춰 선택했고, 봉사 활동도, 사내 활동도 열심히 재미있게 했습니다. 꼭 좋은 지원자가 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런 것들을 하면서 엔지니어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었고, 또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기 때문에 전혀 후회는 없어요.

하지만 준비를 거의 다 마치고, 이제 지원서만 쓰면 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혼란스러워졌습니다. 내가 왜 MBA를 하려고 하는지. 내가 MBA를 하려는 이유가 잘못된 이유가 아닌지 하는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혼란스러움이 MBA를 하고 나면 한동안은 사라지겠지만, 그렇게 2-3년이 지나면 또 이 일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인가 하는 혼란에 빠질 거 같았거든요. 그래서 일단 모든 준비에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완전히 포기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가까운 미래에 비지니스 스쿨에 갈 계획은 없는 거죠.

마지막으로 혹시 MBA를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께 MBA 꿈을 갖고 모든 걸 계획하고 준비해왔던 사람으로서 다음에 대한 질문을 본인에게 한 번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1. 왜? – 왜?를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지원 에세이에서도 꼭 써야하고, 인터뷰에서도 받는 꼭 받는 질문이거든요. (물론 전 아직 지원서를 내본 적은 없으니 에세이는 써봤지만 인터뷰는 해보지 못했습니다.) 왜?라는 질문을 할 때, 자신에게 아주아주 잔인할 정도로 솔직해져야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단지 더 높은 연봉만이 이유라면 차라리 기회 비용을 갖고 (간단한 계산으로도 이 기회 비용은 한 23만달러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2년 동안 포기해야하는 연봉 - 15만달러 정도, 그리고 그 2년 동안의 학비와 그 외 – 8만 달러, 2년 동안의 생활비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학교를 안다니시더라도 생활비는 들테니까요) 투자를 하거나 사업을 하는 게 더 돈벌이가 될 거라는 생각 때문이죠.
2. 어디서? – 밴쿠버를 예를 들겠습니다. 밴쿠버가 home이고 앞으로도 밴쿠버에서 살 계획이시라면 굳이 먼 미국 땅에서 MBA과정을 밟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차라리 선배들이 이미 밴쿠버 땅에 잘 자리 잡고 있는 UBC나 SFU의 MBA학위를 받는 쪽이 네트워킹상으로 봐도 훨씬 실용적일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두 학교 다 좋은 프로그램을 오퍼한다는군요 (세계 랭킹도 꽤 높습니다).
3. 어떻게? – MBA는 풀타임, 그리고 파트타임 과정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UBC, SFU 두 곳 다 풀타임 파트타임 프로그램을 오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밴쿠버에서 커리어가 있고 밴쿠버에서 계속 비슷한 업계의 일을 하고 싶다면 2년 간의 공백 없이 할 수 있는 파트타임 과정이 더 현실적으로 임팩트가 적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력도 희생하지 않아도 되고, 따라서 수입도 포기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 대신 일과 학교를 병행한다는 일은 언제나 어려운 거죠. 특히 가족이 있는 분들께는 더욱 더요. 주위에서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하고 MBA를 하신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 그 동안 하나도 제대로 못한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풀타임의 좋은 점은 학업에 충실할 수 있다는 점이겠죠.

+ 몇 주 전에 D모 지에 올렸던 글이에용 ㅋ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kooljaek.egloos.com/tb/4562556 [도움말]

덧글

  • 하느니삽 2008/08/20 13:01 # 답글

    저도 한 때 MBA 갈까 해서 준비했었는데, 회사가 너무 바빠서 배를 째다가 결국은 지원도 안하게 되었죠. -_-
  • 2008/08/20 13:0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꽃곰돌 2008/08/20 13:03 # 답글

    자주 기고하시나봐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2008/08/20 13:10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혈견화 2008/08/20 13:10 #

    우왁, 댓글 쓰는 동안에 3개나 댓글이..!
  • xmaskid 2008/08/20 15:16 # 답글

    PhD인 상황에서는 또 2년씩 MBA에 투자하는게 그렇게 쉬운건 아니더라구요. 그렇지만 흐... 직종변경을 하려면 그것도 한 옵션인데, 과연 들어간 돈만큼 뽑을수 있을까? 생각하면 차라리 로스쿨을 다시 갈까...-_-;;; 고민 많습니다.
  • Jae-oo 2008/08/20 15:20 # 삭제 답글

    그러게요...
    '왜, 어디서, 어떻게' 이 세가지가 분명해야 시작의 발판이고, 나아가서는 유지와 달성 이유가 되기도 하겠죠.
    비단 MBA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일이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인생의 커다란 반환점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구요. 저처럼~ ^^;
  • mago 2008/08/20 17:57 # 삭제 답글

    1번에 특히 동감합니다.
    MBA 기간 동안 투여되는 시간과 돈을 잘 계산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모든 MBA가 좋은 것일 수 는 있으나, 모든 MBA가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니까요.
    정말 용기있는 자만이 도전할 수 있는 Course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그래서 그 용기가 아직 부족해서,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중에 한명입니다 ^_^
    과연 언제쯤 필을 받을지는...글쎄요
    암튼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 2008/08/20 18:15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ordinary 2008/08/21 02:34 # 답글

    저는 요새 남친님과 합께 캐나다 유학에 관심이 생기는 중입니다. 왜 미국이 아닌 캐나다인가... 저희 부서에 캐나다에서 학교나오신 동료들이 있거든요.(워털루, York) 캐나다에서의 생활을 듣고 막연히 외국생활에 대한 동경에서 시작하여 이래저래 목적의식을 찾으려 하지만 기회비용도 만만치가 않아서...
    남친님은 학부때 전자 컴퓨터를 전공하여 현재 엔지니어로 활동중인 뼛속까지 엔지니어이고, 저는 수학을 전공하여 금융업에 종사(data 다루는 actuary)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부때 공부했던 수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유가 크지만 남친님은 막연하게나마 다른 일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말을 가끔 합니다. 함께 유학고민을 하면서 남친님한테 금융쪽이 어떻겠느냐 말은 해봤지만 금융쪽 베이스가 전혀 없어서 자기는 불가능할꺼 같다고 합니다. 세부전공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공대생으로 금융쪽 대학원으로 전향하려면 어느정도의 베이스가 있어야 할지 일반적인 기준을 모르겠더라구요..남친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데 흐흑
  • 시드 2008/08/22 12:19 # 답글

    MBA하면 Married But Available 이 갑자기 생각난... -.-;
덧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