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날씨의 영향을 너무너무 많이 받는다.
오늘 아침에 비가 좀 오는 거 같더니만 출근을 한 뒤 비가 더 많이 온다.
그리고 나서는 학교 프로젝트 팀 멤버에게 내 뚜껑이 열리게 할 이메일을 받았다. (간략하게 얘기하자면 그룹의 동의 없이 혼자 교수를 만나러 간 것이었다... ㅡㅡ;; 야튼 뚜껑 열렸다...)
열불 나는데 밖에선 비도 온다...
장난이 아니다.
그러더니 서너시간이 지났다.
비도 멈췄고 아까 노하던 것도 많이 풀렸다.
오늘 스터디그룹에 가면 불평 좀 해야지.. (우리 스터디 그룹 코어 멤버 중 우리 프로젝트 팀 멤버는 없다...)
그래 뭐... 대단한 학위 한다고... 뭐 대단한 프로젝트 한다고...
이렇게 스트레스 받고 목숨 걸 필요 있나... 싶었다.
그래도..
학위에 대해서인데... 이렇게 고민 하리라는 건 지금 다니는 학교를 지원할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우연히 한때 같이 잘 놀던 친구가 내가 석사를 한 대학에서 엠비에이를 한다는 걸 발견 좀 자존심상해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공부도 더 잘했고, 경력도 더 좋았으며 GMAT성적은 삐까삐까....
그 친구의 목표가 내 안전빵... (이라고 하면 좀 거시기하지만) 이었는데 그 친구는 코넬에 갔고 난 밴쿠버에 남은 것이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면 끝도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건 어찌해...
내가 제대로 준비해서 제대로 풀타임으로 가고자 했었으면 더 좋은 데 갈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이제는 알 수가 없는 거잖아...
어쨌든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지만 미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남보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별로 없는 나는 그래도 공부라도 좀 하는데
공부도 뭐 특출나게 잘하는 게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 아닌 거 같으니까.
게다가 난 정신적인 스티뮬레이션을 좋아하지 리포트 작성 시 남보다 몇 배 더 시간을 부어 폰트가 맞느니 도표의 색이 맞느니 등등에 신경쓰지 않아 완벽한 점수는 받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지금 학교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만큼 공부하고 배우면 탑 20%안에는 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더 어려운/좋은 학교에 가도 그 퍼센티지는 별로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다.
과연 어떤게 좋은 것이고 난 밴쿠버에 머무르기 위해 어떤 걸 희생했으며 또 희생할 필요가 없었는지 생각해볼만하다.
난 여전히 학교의 이름 보다는 일을 계속 하면서 dam군과도 같이 있으면서 밴쿠버에서 공부하는 게 더 옳은 선택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아마도 그리고 앞으로도 종종.. 내가 백만에 하나라도 하버드에 갔었으면... 열에 하나라도 컬럼비아에 갔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게 인생인 거다..


덧글
sonnet 2009/03/04 08:57 # 답글
하하, 동료와 부하직원들을 상대로 정신적인 스티뮬레이션을 가하는 장면을 연상해 버렸습니다.
쿨짹 2009/03/05 01:46 #
허걱 전 그렇게 잔인하진 않아여 ㅋㅋ
churrr 2009/03/04 09:09 # 답글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죠 아마? 지금도 충분히 멋진 인생이신걸요. :)
쿨짹 2009/03/05 01:47 #
ㅎㅎ 감사합니다. ㅋㅋ churrr님께서는 더 멋지십니다요. (괜히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요. ㅎㅎ)
2009/03/04 09:31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쿨짹 2009/03/05 01:48 #
:) 거기가 좀 그렇죠.하지만 좋았어요. 욕하면서 다녔지만...
캠퍼스 분위기도 좋고.. 겨울이 좀 혹독해서 그렇지...
전 부모님은 거의 한국에 계세요...
계속 일을 하는 건 좋은 선택이었던 거 같구요...
dam군은.. 일단 dam군이 어떤 지역을 가길 원치 않아 제 선택의 폭이 많이 줄었던 건 사실이구요. ㅋㅋ 히히 xx님 스토리 나누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용~~
하느니삽 2009/03/04 09:35 # 답글
풀타임 MBA 하셨으면 포기하셔야 할 부분이 더 컸을 것 같은데 파트타임으로 하시기로 한 게 옳은 결정인 것 같아요.
쿨짹 2009/03/05 01:48 #
ㅋㅋ 그런가요? 하느니삽님께서 잘 했다니 잘 한 거 같은데요. ㅋㅋ
택씨 2009/03/04 10:14 # 답글
조금 지나면 어차피 자기 혼자만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니... 그 때 열심히 해서 성과를 얻으면 되죠. ^^
쿨짹 2009/03/05 01:49 #
ㅎㅎ 네... 감사합니다.
블루 2009/03/04 10:50 # 답글
쿨짹님의 공부에 대한 열정 10%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ㅋㅋ
쿨짹 2009/03/05 01:49 #
ㅋ 난 할 줄 아는 게 이거밖에 없어서 그래요 ㅋ
clair 2009/03/04 11:25 # 답글
churrr님의 말에 동감.저도 고민 많이했지만 (전 결정적으로 공부도 뭣도 못하지만 ㅋㅋ)
음 다 좋을 순 없는 것 같아요..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고..
근데 인생은 어떻게든 풀리는 것 같아요 ㅎㅎ
쿨짹 2009/03/05 01:50 #
clair님은 공부도 잘하지만 특히 가장 강점인 건...알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거에요. :)
it will take you a long way....
그렇죠... it always works out for the best.
혈견화 2009/03/04 14:24 # 답글
전 저보다 잘나가는 친구들을 보면 적개심과 질투심에 불타오릅니다.에라이! 니네들 다 머리를 밟고 넘어서 주겠어! 좀더 잘난 내가 될수가 있어!
쿨짹 2009/03/05 01:50 #
워워~~ 캄 다운~~:)
혈견화님은 열심히 하시니까 앞으로 계속 전진하실 수 있을 거에요.
시드 2009/03/04 14:29 # 답글
힘내세요 ! 다들 그런 걱정하고 사니까요 쿨짹님 혼자가 아닙니다 :D
쿨짹 2009/03/05 01:50 #
넵넵~ 감사합니다.
Tag 2009/03/04 17:34 # 답글
누나, 이미 지나간 건 어쩔 수 없는 거라는 거 잘 알믄서...ㅋ 지금 상황으로도 누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거 충분히 훈늉해. :)
쿨짹 2009/03/05 01:52 #
ㅋㅋ 그게 완전 지나간 거면 이런 생각을 안한다우...바꾸고자하면 언제나 바꿀 수가 있는 법이지.. 또 그래서 계속 생각을 하게 되는 거고...
앞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미련은 안갖는 스타일인데 앞으로 원하고 원하면 바꿀 수도 있는 거걸랑 ㅎㅎ
마르슬랭 2009/03/04 18:37 # 답글
네, 그게 인생인 것 같아요. 충분히 생각해서 최선이라고 생각한 결론을 내리고도 꼭 포기한 다른 선택에 대해 아쉬움이 남죠. 그래도 다 가질 수는 없나봐요. 힘내세요. 화이팅! 날씨가 곧 쨍쨍해 질 거에요^^
쿨짹 2009/03/05 01:52 #
그럼요...날씨나 좀 쨍쨍해졌음 좋겠어요 ㅠㅜ
가하 2009/03/04 19:43 # 답글
그때 당시에는 최선이라는 선택을 했어도 나중에보면 후회라고하기에는 너무 거창하지만, 하여간 다른 선택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들잖아요. 저도 다른걸 선택하느라 학벌 자체는 바라던 반큼 가지지 못해서 학벌 이야기할때마다 기분이 좀 희안해요.
쿨짹 2009/03/05 01:52 #
ㅎㅎ 그게 그런건가봐요. what if?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인생이라 그럴 수 밖에 없는 건가봅니다. :)
푸른달팽이 2009/03/05 02:02 # 답글
"그리고 그게 인생인 거다" 에 백만표 동감합니당~회사 그만두고 나니 가끔씩 후회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움찔하지만, 지금으로선 그저 앞으로 나가는 것 뿐이죠 ^^;
쿨짹 2009/03/05 17:25 #
와 대단한 결정을 하셨군요. :) 왠지 그 용기가 부러운걸요.
SvaraDeva 2009/03/11 08:14 # 답글
그러쵸 그거 별거 없지요 ㅋㅋ